각종 리뷰 / / 2022. 7. 19. 15:20

영화 용루각:비정도시(2020)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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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루각 포스터
용루각-비정도시

원수가 본다고 해도 한 번은 말릴 영화

2020년 개봉한 이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보게 된 것은 작품 소개 때문이었습니다. 분명 '권력을 이용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범인을 중국집으로 위장한 비밀 조직이 피해자들을 대신해 복수한다'는 소개를 읽고 드라마 <모범택시>와 같은 박진감과 흥미로움을 생각하며 시청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지금 우선 끝까지 본 저를 가장 칭찬하고 싶고, 누군가 보려고 이 글을 읽는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용루각에는 저마다의 사정을 가진 주인공들이 모여있습니다. 곽 사장, 철민, 지혜, 용태, 승진은 각자의 아픔 때문에 용루각에서 사실 복수 대행을 해주고 의뢰비를 받습니다. 영화가 정돈된 내용을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감상평을 써야할 지 난감하지만 우선 동해물산 사건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한 팀이라는 용루각의 주인공들에게 '동해물산' 사건이 도착하는데 용태에게 '동해물산' 사건을 맡기려고 하자 용태는 '얼마짜리냐'라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1억짜리 사건이라고 하자 이렇게 어려운 사건을 1억만 받고 처리하라는 것이냐며 쉽고 돈 되는 사건은 철민에게 주고 자신은 어렵고 돈 안 되는 사건만 주냐고 화를 냅니다. 분명 '정의'를 위해 모였다고 하지 않았나요? 어려운 피해자를 위해 복수 대행을 해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 아니었습니까? 영화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모르는 상황에서 정의를 위해 모였다는 사람 입에서 대뜸 '돈' 이야기부터 꺼내는 것부터 주인공들의 행동에 몰입할 수 없어집니다. 그리고 '동해물산' 사건이라는 것도 관객이 정확히 무슨 사건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최 판사가 김 신부에게 털어놓는 이야기를 김 신부가 곽 사장에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태건양회에서 동해물산을 접수하려고 한다는데 그 접수하는 방법이 깡패를 동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회사의 이름을 들으면 소규모라도 자본을 가진 기업 간의 싸움인 것 같은데 복수 대행을 하려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동해물산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작전과 계획을 '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지 않나요? '돈' 얘기만 주야장천 하던 용태가 갑자기 혼자서 오토바이를 끌고 깡패들이 동해물산 사장을 때리고 있는 곳으로 가서 용역깡패들을 두드려 패주고 돌아옵니다. 용태의 독단적인 행동이 있고 나서 다음날 신문에 동해물산 사장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뜹니다. 자신의 행동으로 사람이 죽었으면 반성을 하거나 죄책감에 시달려야 할 법도 하지만 용태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감정입니다. 용 루각에서 회식을 하고 곽 사장이 앞으로는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며 '우리는 한 팀이잖아'라는 말을 들은 것이 끝이고 그 자리에서 지혜가 돈 벌어서 뭐할 거냐는 물음에 빚을 갚고 자신의 명의로 된 중국집을 차려서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합니다. 정의를 추구한다는 주인공들이 가져야 할 감정이 맞는지 혼란스럽습니다. 심지어 용태는 지혜에게 너는 왜 용 루각에 오게 되었냐고 물어봅니다. 한 팀이라면 팀원끼리의 사정은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사실 동해물산 사건은 이 사건의 악당들이 메인 사건의 악당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지나가는 사건일 뿐입니다. 진짜 이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편의점 알바를 하며 연예인으로 데뷔를 준비하는 예주가 마약쟁이 재벌 최재범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입니다. 용루각으로 온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자칭 천재 해커라는 승진은 CCTV를 외부에서 해킹하여 살인사건이 발생한 별장 근처를 지나가는 차들 중 신내림이라도 받은 것처럼 '이 차 번호 호야 파 사람 거야'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관객에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치 암기한 것을 내뱉듯 용 루각 멤버들이 사건의 진상을 줄줄 읊습니다. 사실 예주가 갔던 파티는 최재범이 주최한 파티고 사고는 최재범이 치고 수습은 호야 파에서 해 준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나 알 법한 사건의 진실을 앉은자리에서 CCTV로 단번에 파악합니다. 뿐만 아니라 호야 파 두목의 노트북에 있는 최재범의 비리 자료도 앉은자리에서 해킹해서 빼돌립니다. 더 놀라운 것은 동해물산 사건으로도 교훈을 얻지 못한 용태가 또 혼자 호야파를 찾아갔다는 것입니다. 범죄 조직에 혼자 찾아갔으니 패배는 당연한 것이죠. 아직 놀랄 일은 더 남아 있습니다. 혼자 찾아온 용태의 패기에 반한 호야 파 두목이 돈다발과 함께 스카우트 제의를 합니다. 영화 초반부터 돈을 애타게 갈망한 용태였으니 배반의 장미와 함께 호야파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최재범 자료를 해킹해 가면서 뭘 남긴 것인지 노트북만 열어보고 해킹 사실을 알아차린 호야파 두목에게 일말의 망설임도 가지지 않고 용루각 정체와 위치를 모두 까발리고 행동대장이 되어 자료를 되찾으러 용루각으로 옵니다. 비밀조직 답지 않게 비밀의 문 하나 없는 용루각에서 곽 사장은 죽고 철민, 지혜, 승진은 탈출해서 김 신부를 찾아갑니다. 김 신부가 일거리를 준다는 사실을 지혜 빼고 모두 알고 있는데 나머지 두 사람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의문을 가지자 곽 사장의 아들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해주려고 하지만 철민에 의해 실패합니다. 갑자기 자신이 죽였다고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곽 사장과 철민의 사연은 모릅니다. 당연히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자료가 해킹 당하자 호야파 두목은 최재범을 죽여 버립니다. 두 사람이 싸우는 동안 용태와 철민도 자료를 내놓으라고 싸웁니다. 제가 그동안 본 영화들에서 해킹을 통한 자료 획득은 보안이 철저한 매체에 들키지 않도록 보안을 뚫어 자료를 복사하는 것이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해킹을 하면 원본 자료를 모두 삭제한 모양입니다. 자꾸 자료를 잃어버렸다며 돌려달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아무쪼록 철민과 용태의 싸움에 최재범을 처리한 호야파 두목이 총을 꺼내 철민을 죽이려 하자 용태가 그 총을 대신 맞아 죽습니다. 다음 날 뉴스에서는 예주의 사건을 다루며 경찰청장까지 연루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는 내용이 나오며 영화가 끝납니다.

모든 것이 엉성한 영화

복수 대행은 어디 있고 정의를 찾는 주인공들은 도대체 어디 있는지 모를 엉성한 스토리에 쓸데없이 집어넣은 러브라인까지 어느 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가 시리즈로 <용루각2>가 개봉할 수 있었다는 것은 올여름 가장 무서운 사건이네요. 혹시 감상을 생각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을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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