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리뷰 / / 2022. 7. 18. 13:54

넷플릭스 공포 영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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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영화 내내 이어지는 눅눅하고 찝찝한 분위기

후덥 한 여름에 서늘한 공포영화가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상위권에 공포영화가 있어 새벽에 시청할까 하다 혹시나 잠을 이루지 못할까 봐 낮시간에 시청했습니다. 2005년에 대만에서 실제로 있었던 '가오슝 사이비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는 점에서 차마 새벽에 시청할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가오슝 사건은 가오슝 구산구에서 발생한 가족이 딸을 잔인하게 참수한 사건인데 이들은 자신들이 모시던 신이 딸에게 악령으로 빙의했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 사건을 그대로 그려낸 것은 아니고 사이비 종교와 악령 정도의 큰 틀만 차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현재의 뤄난과 6년 전 금기를 깨는 뤄난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 줍니다. 현재와 과거의 모습이 대부분 캠코더로 촬영된 모습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칫 전개 방식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곤지암>과 같은 부류의 공포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시청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뤄난이 시청자들에게 딸의 축복을 함께 기원해 달라며 같이 '화불수일, 심살무모'라는 주문을 외워달라고 부탁하며 시작됩니다. 영화 제목인 '주'도 주문이라는 뜻입니다. 뤄난은 현재의 딸과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는데 6년 간 위탁가정에서 자란 딸을 다시 뤄난이 데리고 온 이후로 딸 둬둬의 행동이 이상합니다. 동시에 뤄난이 6년 전 남자 친구의 고향 마을에 마을 사람들끼리 행하는 제사를 촬영하러 가는 모습을 교차하여 보여줍니다.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되는 동굴에 들어가 저주를 받게 되고 트라우마를 치료하며 6년의 시간이 흘러 저주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며 딸을 데리고 온 것이었죠. 하지만 딸의 모습을 보면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둬둬는 끊임없이 이상한 행동을 하고 정부에서는 뤄난이 양육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둬둬를 다시 위탁가정으로 돌려보내려고 합니다. 위탁가정을 운영하며 둬둬를 돌봐준 남자의 도움으로 도망친 뤄난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저주의 굴레를 끊기 위해 도사를 찾아갑니다. 캠코더를 제물로 바치고 7일간 딸에게 아무것도 먹이지 말라는 경고를 받지만 캠코더는 위탁가정의 남자가 가지고 가 영상을 복원하고 뤄난은 딸에게 먹을 것을 줍니다. 저주를 풀 기회를 또 한 번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컬트 영화답게 불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음악과 기괴함을 주는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큰 기대에 비해 아쉬운 완성도

태국 영화인 <랑종>과 비슷한 분위기라는 후기와 높은 평점에 기대를 가지고 시청했는데 완성도가 아쉬웠습니다. 우선 특정한 사건이나 상징적인 물건 등 현재와 과거의 점접 없이 시간을 넘나들어 상당히 산만합니다. 그리고 영화 초반과 중간에 등장하는 생각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관람차와 지하철은 딱히 영화의 주제와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뤄난이 끊임이 나는 무섭지 않다, 그러니 다 괜찮을 것이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화불수일, 심살불모'의 뜻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주문을 외우길 바라는 뤄난의 마음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라고 의심해볼 수 있을 뿐입니다. 또 아쉬운 점은 상징성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치들에 대한 설명이 빈약합니다. 영화의 제목이 '주'라면 주문의 의미를 설명하고 주문이 작동하는 방식에 힘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이 영화는 너무 힘을 빼버린 것 같습니다. 주문의 의미 이외에도 등장하는 꺼림칙한 벌레, 머리카락을 먹는 두꺼비 등 잘 활용하면 보다 상징성 있게 공포감을 줄 수 있을 법한 소재도 단순히 분위기 형성만 하고 그 쓰임을 다해 버리는 점도 아쉽습니다. 저주받은 상황에서도 딸을 지키고자 하는 뤄난의 모성애가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전달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또 러닝타임이 끝나면 이런 류의 영화들을 보고 나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찝찝함과 불쾌감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보다 개운하지 않은 눅눅한 기분에 초점을 맞춰 감상한다면 나쁘지 않은 공포영화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제 개인적인 한줄평은 '하지 말라는 건 모두 하는 주인공이 제일 무서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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