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해석이 존재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극장 애니메이션입니다. 당시 은퇴를 선언했던 하야오가 지브리를 이끌 감독이 사망하면서 복귀한 뒤 제작한 작품으로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시청한 관객들 사이에서 많은 해석을 이끌어 낸 작품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터널 너머 신들의 세계로 들어오게 됩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점들이 줄지어 늘어져 있었습니다. 치히로는 가게 주인의 허락도 구하지 않고 음식을 먹어치우는 부모님을 외면하고 신들의 세계를 구경하게 되고 '하쿠'라는 소년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라고 경고해 줍니다. 황급히 부모님을 찾아오지만 이미 돼지로 변해버린 뒤였습니다. 이 장면에서도 치히로의 부모님이 치히로를 방임하며 키운 학대의 증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일본의 경제 호황기에 생겨난 졸부의 천 박 함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튼 돼지로 변해버린 부모님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기 위해 여관의 주인인 유바바와 계약을 맺고 이름을 담보로 온천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이 계약에서 치히로라는 본명을 빼앗기고 센이라는 가명을 얻게 됩니다. 센으로서 첫 번째로 상대하게 된 손님은 거대한 오물의 신이었습니다. 센이 시중을 들며 오물의 신에게 박혀있던 낚싯바늘을 빼주자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며 진짜 얼굴이 드러납니다. 사실 오염되어 버린 강의 신이었던 것입니다. 강의 신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경단을 주고 떠납니다. 한편 의문의 소년 하쿠는 유바바의 명령으로 유바바의 언니 제니바의 도장을 훔쳐 달아납니다. 이때 부상을 입고 많은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본 센은 강의 신에게 받은 경단을 하쿠에게 먹이고 하쿠는 마법이 걸려있는 도장을 토해냅니다. 하쿠는 본모습인 용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 하쿠에게 걸린 마법을 풀어주고 곧바로 가오나시가 행패를 부리고 있는 여관으로 돌아가 수습을 해야 했습니다. 가오나시는 센의 친절에 사금으로 보답하려 하지만 거절하는 센의 모습에 점점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고 센은 남은 경단을 먹여 상황을 수습하게 됩니다. 이를 두고도 누군가는 유바바의 여관은 사실 매춘 시설을 의미하는 것이고 가오나시는 매춘에 대한 보답으로 사금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모든 것을 물질로서 보답하려 하는 세속적인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작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상징적 요소에 정답을 정해 놓지 않고 관객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면서도 누구나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촘촘한 구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
하쿠에게 경단을 먹여 하쿠의 본 모습을 찾게 해 준 센은 하쿠가 훔친 도장을 돌려주기 위해 제니바를 찾아가고 도장을 돌려준 센을 하쿠가 다시 온천으로 데려다줍니다. 함께 날아가던 중 센은 하쿠의 진짜 이름을 기억해 냅니다. 사실 하쿠는 강이었고 어린 시절 치히로를 구해준 인연이 있었습니다. 센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방법이 잃어버린 본명을 찾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름을 잃고 신의 세계에 갇혀있는 사람들에게 이름 돌려주고 부모님과 함께 원래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하야오의 인터뷰
다양한 해석들 속에서 하야오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10살 된 친구 딸을 보면서 구상한 작품이다.', '온천장을 지브리 스튜디오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 아무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할 지라도 온천장을 매춘의 소굴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잘못된 해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 매몰되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없애서는 안 되지만 인터뷰 내용을 참고해 볼 때 매춘의 소굴보다는 경제 호황에 따른 사람의 욕망과 다양한 상업의 발달을 그려낸 작품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긍정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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