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편도 재밌는 영화 범죄도시2

범죄도시2

'강해상'은 어떻게 만들어진 캐릭터일까

이상용 감독의 범죄도시 2는 특정한 한 가지 사건을 각색한 것이 아니라 필리핀의 여러 살인사건들의 사례를 취합했다고 인터뷰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영향을 준 사건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최세용, 김종석, 김성곤의 관광객 연쇄 납치 사건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소개된 사건입니다. 이들 일당은 필리핀으로 관광을 온 한국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범죄를 저질렀으며 그 숫자만 19회 이상이라고 합니다. 세 사람은 모두 검거되었고 세 명 중 한 명은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많이 차용해서 그런지 대표 악당인 강해상도 부유한 한국인을 상대로 납치와 금전 갈취, 살인과 같은 범죄를 서슴지 않고 일으키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재미와 액션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영화

2017년 <범죄도시1>이 개봉한 이후 5년이 지나 속편으로 돌아왔습니다. 전편의 가리봉동 사건이 끝난 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금천경찰서의 형사들은 오늘도 범죄 소탕을 위해 종횡무진 노력하고 있습니다. 형사 마석도(마동석)은 반장 전일만(최귀화)와 함께 베트남에서 자수한 한국인 범죄자를 인도해 오는 임무를 받고 베트남으로 갑니다. 베트남에 도착한 두 사람은 자수한 범죄자를 취조하다 더 큰 악당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하며 살인과 같은 비도덕적 범죄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강해상(손석구)의 존재를 알게 된 것입니다. 나쁜 놈이라면 일단 잡고 봐야 한다는 마석도 형사는 강해상을 잡기 위해 베트남을 들썩이게 합니다. 남의 나라 공안을 무시하고 날뛸 수 있는가에 대한 불편함이 생길 수 있으나, 이 영화는 마동석을 중심으로 한 히어로 영화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넘어갈 수 있고, 또 금방 한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불편함을 오래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강해상은 한국의 대부업체 사장의 아들을 납치해 돈을 갈취한 뒤 아들을 살려 보내지 않고 죽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대부업체 사장은 다른 킬러를 고용하여 강해상을 죽이고 돈을 되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강해상이라는 악당의 악명이 괜히 높은 것이 아닙니다. 사장이 보낸 킬러들을 제압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반하장으로 사장을 찾아 한국으로 들어옵니다. 강해상이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마석도 형사는 강제추방을 기꺼이 받아들여 누구보다 빠르게 한국으로 복귀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강해상은 결국 대부업체 회장을 죽이는 데 성공합니다. 강해상은 대부업체 사장의 아내인 김인숙(박지영)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뺏으려고 합니다. 돈을 실은 차를 특정 장소로 유인하는데 미행이 붙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강해상은 자신의 지시에 따라 여기저기로 이동시키고, 또 같은 장소를 맴돌게 하며 미행을 떨쳐내려고 합니다. 막무가내식 범죄자가 아니라 치밀한 작전을 세울 줄도 아는 악당이었습니다. 마석도 형사는 추격을 위해 장이수(박지환)까지 동원하며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웁니다. 무거운 범죄 영화가 아닌 유머 요소를 곳곳에 심어 두어 보는 내내 유쾌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장이수가 잔인한 강해상을 보고 겁먹은 채로 하얼빈의 장첸을 자처하는 모습은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입니다. 돈을 차지했다고 생각한 강해상이 탄 버스에 마석도 형사가 나타나고 탁월한 피지컬로 강해상을 제압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단순한 구조

범죄도시 2는 범죄 영화지만 마석도 형사를 내세운 히어로 장르에 가깝습니다. 이를 명확히 하기위해 인물 간의 갈등이나 조직 내부의 암투 등 이야기 진행에 방해될 법한 내용은 모두 빼고 담백하게 마석도 형사와 강해상의 대립, 즉 선과 악의 대립만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불필요한 요소들이 모두 제거되었기 때문에 곳곳에 숨어있는 개그 요소들을 편하게 즐길 수 있고 오직 선의 편에 서있는 마석도 형사를 열렬하게 응원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서사구조를 취한 것이 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생각하고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겁지 않고 웃으며 볼 수 있는 범죄 액션 영화를 찾고 계시는 분께 추천하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