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리뷰 / / 2022. 8. 16. 15:30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증인(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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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2018)
증인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각본을 맡은 문지원 작가는 이미 2018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여학생을 소재로 법정 영화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지우(김향기)와 피의자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순호(정우성)의 따뜻한 교감을 다룬 영화 <증인>입니다.

유일한 목격자이자 유일한 증인 지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출신 순호는 대형 로펌 리앤유에 취업해 능력을 뽐내고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변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기업들이 사건을 의뢰하기 힘든 변호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리앤유에서는 순호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국선 사건을 맡깁니다. 80대의 김은택 노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정부 오미란(염혜란)을 변호하는 것으로 검찰은 미란이 김은택 노인을 살해 후 자살로 위장하였다고 판단하고 기소한 사건이었습니다. 순호는 구치소에서 미란을 만나 사건에 대한 진술을 듣는데 미란의 주장은 한밤중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니 김 노인이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자살하려 했고 자신은 이를 말리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몇 년 전 부인을 먼저 떠나보낸 김 노인은 자주 자신도 따라가고 싶다고 말했고 이는 동네 사람들도 익히 알고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란의 주장을 바탕으로 사건 발생 현장에 간 순호는 부동산 사장으로부터 미란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합니다. 부동산 사장은 미란이 김 노인을 지극정성으로 돌봤고 절대 그런 흉악한 일을 벌일 사람이 아니라며 필요하면 증언하겠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의뢰인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졌고 순호는 검찰이 미란을 기소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인 유일한 목격자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사건을 맡을 때 이미 유일한 목격자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여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면 자신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지우와 지우 부모님을 설득합니다. 하지만 지우의 엄마(장영남)는 이미 검찰 측에 증언을 다 했고 이를 녹화본으로 제출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지우가 이 사건을 떠올리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완강히 거절합니다. 하지만 순호는 포기하지 않고 지우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지우와 친구들의 인사법을 배우기도 하고 지우가 좋아하다는 퍼즐 퀴즈를 내기도 하며 결국 지우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합니다. 특히 지우는 순호가 낸 퀴즈의 정답을 맞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전화로 정답을 말하는 탓에 순호는 매일 5시에 통화로 정답을 말하기로 하자는 약속을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순호와 지우는 괜찮은 파트너가 되는 듯했고 2차 공판에서 지우는 증인으로 나오기로 합니다. 지우는 증인석에서 매우 괴로워하는데 법정 뒤에 걸린 벽시계의 초침 소리가 너무 커 괴로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증인석에 있는 지우를 순호가 심문하는데 그동안 쌓은 친분은 오직 지우를 증인석에 세우기 위해서였던 것처럼 매몰차게 지우를 몰아붙입니다. 눈은 내려가고 입 꼬리는 올라간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고 지우에게 사진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물어 지우가 웃고 있다고 대답하자 사물 인지능력과 사람의 표정을 읽지 못한다며 증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우를 정신병자라고 지칭하며 지우와 지우의 엄마에게는 큰 상처를 남기고 재판에서는 유리한 상황을 만듭니다. 재판이 끝난 후 상처받은 지우는 그날 5시에 순호에게 전화를 해 자신이 정신병자냐고 물어봅니다. 순호는 사과를 하려고 하지만 지우는 자신이 물을 말만 묻고 전화를 끊습니다. 순호가 지우의 증인 자질에 대해 2심 공판에서 문제를 삼은 탓에 결국 미란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게 됩니다. 이때 기뻐하던 미란은 말실수를 하게 됩니다. 아들을 보러 가야겠다고 순호에게 말해버린 것입니다. 그동안 내내 가족은 없다던 미란이 아들을 보러 간다며 기뻐하는 모습에 순호는 찝찝함을 느껴 다시 한번 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국선 재판이 끝난 이후 자신이 맡게 될 회계법인의 대표 김만호가 미란의 아들임을 알게 되었고 김은택이 자신이 죽을 경우 재산을 장애인 보호시설에 기부하기로 했으나 공증하기 전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한 지우의 청력이 보통 사람보다 월등히 뛰어나 그 사건이 있던 날 미란이 김은택에게 했던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순호는 2심재판에서 변호사로서 비밀유지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우와 함께 진실을 밝히기로 합니다. 지우와 함께 소통하고 교감한 지난 기간을 통해 이제 순호도 지우와 원활히 대화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증인으로 나와줄 것을 부탁하는 순호에게 지우 엄마는 1심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단호하게 거절하지만 증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지우의 말에 2심 재판의 증인으로 지우를 내보냅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의 진실을 밝히며 순호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증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고 그 편견에 사로잡혀 장애를 가진 사람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치우친 생각에 사로잡혔던 지난 시간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미란의 유죄를 입증하며 재판을 마무리 지은 후 지우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며 영화는 끝납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나 영화 <증인>에 나오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주인공들은 사실 몹시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두 작품의 주인공처럼 한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고 논리 정연하게 의사를 전달하며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자폐성 장애가 더 많다고 하더라도 두 작품의 주인공을 통해 장애가 있지만 그들도 하나의 인격체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우는 자신은 말을 잘하지만 변호사는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 대사를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며 설령 지우처럼 뛰어난 분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지 영화 한 편으로 장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그들에 대한 편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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