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에서 발생했던 실제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당시의 테러리스트들은 수년간 계획하고 훈련한 뒤 테러를 자행했다고 합니다. 이 참혹한 테러 사건은 인도의 식민지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독립하면서 서로의 영유권 분쟁이 확장되어 벌어진 참사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생각될 만큼 연출이 훌륭한 영화입니다.
뭄바이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호텔 뭄바이
2008년 11월 26일~29일, 인도 뭄바이에 파키스탄 테러집단 '라쉬카르 에 타이바'의 테러리스트 10명이 잠입합니다. 본래 '라쉬카르 에 타이바'는 파키스탄 정부 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이들은 남아시아 지역에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운영되었지만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에서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후 파키스탄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었습니다. 인도 뭄바이에 잠입한 라쉬카르 에 타이바 소속 테러리스트들은 5개 조로 나뉘어 활동하다 오베로이 호텔에서 모여 투숙객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였습니다.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2019년에 개봉한 <호텔 뭄바이>입니다. 영화는 아내와 딸을 위해 출근하는 아르준의 모습과 비장한 표정으로 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 주면서 시작됩니다. 오늘 아르준이 근무할 곳은 샤미 아나 식당이었는데 정장 구두를 빠뜨리고 출근해 일하지 못하고 쫓겨날 위기에 처합니다. 그때 아르준은 수석 셰프에게 울먹이며 아내가 곧 아이를 낳는다며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딱하게 여긴 셰프는 아르준에게 구두를 빌려줍니다. 그 시각 보트를 타고 뭄바이에 도착한 테러리스트들은 뭄바이 곳곳에서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테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거리는 아수라장이 되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아르준이 일하는 호텔로 몰려와 자신들을 들여보내 달라고 애원합니다. 그 모습에 지배인은 호텔의 문을 열어 사람들을 들이는데 흩어져서 활동하던 테러범들의 일부도 섞여 들어옵니다. 사람들을 대피시키려 호텔의 문을 걸어 잠그자 테러리스트들은 본색을 드러냅니다. 호텔 투숙객들을 향해 잔인하게 총을 난사합니다. 오직 살상이 목표인 듯 그 누구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고 감정 없는 눈빛으로 방아쇠를 당깁니다. 평화롭던 호텔에서 총성이 들리자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다른 층의 투숙객들은 동요하고 아르준은 손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침착하게 안심시키며 대피시킵니다. 대피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흐라와 데이비드 부부가 있었는데 이들은 아기를 보모에게 맡기고 식사를 하러 왔던 참이었습니다. 아이가 걱정돼 보모에게 연락해보지만 샤워 중인 보모가 연락을 받지 못합니다. 데이비드는 아이를 데리고 오기 위해 일행들과 떨어집니다. 그렇게 보모와 아이를 데리고 오던 중 테러범들에게 들킬 위기에 처하자 보모와 아이를 숨기고 혼자 인질로 잡혀갑니다. 보모도 아이도 남편도 돌아오지 않자 자흐라도 밖으로 나갔다가 인질로 잡힙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구하러 오는 사람도 없고 테러범들은 점점 숨통을 옥죄어 오는 상황에서 아르준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다독이며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힘씁니다. 심지어 호텔에 불을 지르고 폭탄을 터트리기까지 하는 잔인한 면모를 보입니다. 숨어 있으면 구조될 것이라고 믿고 있던 아르준 일행은 타오르는 호텔에서 탈출해야만 했습니다. 창문으로 탈출을 시도하며 한 사람이 기자와 통화로 탈출 계획을 알려주는 바람에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테러리스트들도 이 사실을 알게 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한편 인질이 된 사람들은 인도의 특수부대 등 인도 정부와 타협할 목적으로 사용하려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아놓고 공포감을 조성하며 죽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두를 죽이지만 살라기도를 하는 자흐라는 살려둡니다. 이슬람교도였기 때문이죠. 결국 특수부대가 힘겹게 테러를 진압하고 아르준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르준이 근무했던 샤마이나 식당은 사흘 만에 영업을 재개했지만 호텔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는 약 2년 정도가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긴장감과 공포, 아르준의 인간성을 보여주는 영화
영화를 보면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도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질린 사람의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총구를 마주한 인간이 보여주는 원초적인 공포를 배우들은 저마다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뭄바이 사건이라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그때 그 시간, 내가 저기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을 저절로 하게 되면서 영화에 저절로 몰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포의 순간에서 호텔의 직원으로서 손님을 끝까지 지키려는 아르준의 모습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영화 말미에 사실은 아르준도 무서웠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교를 위해 벌인 이 테러는 맹목적인 믿음과 삐뚤어진 가치관에서 오는 신앙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 이 사건의 생존자들은 아마도 평생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런 잔혹한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뭄바이 사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2시간의 러닝타임이 아깝지 않은 영화, 호텔 뭄바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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