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리뷰 / / 2022. 8. 21. 16:22

기대 이상의 첩보 영화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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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헌트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정재 감독의 첫 영화 헌트를 감상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각색해 만들어낸 잘 짜여진 스토리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등장하여 딴 생각할 틈 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안기부에 잠입한 스파이 '동림'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나오는 긴장감과 뻔하지 않은 전개에 감탄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안기부 내부의 갈등에서 시작하는 첩보 영화

안기부 국외팀장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장 김정도(정우성)는 워싱턴에서 대통령의 방문 일정을 진행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같은 조직에 소속된 두 사람이지만 일정을 진행하는 내내 박평호와 김정도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모든 것이 완벽해야할 대통령 방미 일정 중에 미국 경호팀은 맞은편 건물에서 저격수를 발견하고 그들을 생포하기 위해 저격수들의 뒤를 쫓습니다. 그러던 중 박평호가 저격수의 인질이 되고 김정도는 저격수들을 죽이고 박평호를 구합니다. 목숨을 빚진 박평호는 고마워할 만도 하지만 오히려 범인을 죽였다며 비난하고 김정도는 인질이 되지 말았어야 한다며 으르렁거립니다. 앙숙인 두 사람은 또 다시 같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바로 북한에서 핵무기 개발에 깊이 연관된 고위급 인사가 망명을 요청했고 이를 일본에서 무사히 데리고 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해외팀은 망명을 요청한 인사에게 연락을 취하지만 그는 오히려 안기부 내에 스파이가 있다며 그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협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스파이에 대한 증거로 그날 북한에 침투하기로 한 특수부대에 대해 북한이 이미 알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실제로 북한에 침투한 특수부대는 전멸합니다. 여러가지 작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잡음과 북한 고위급 인사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오른 스파이 '동림'에 대한 의혹은 안기부에서 스파이를 찾아야만하는 당위성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스파이를 색출하는 과정에 박평호와 김정도는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합니다. 갈등과 대립 속에서 마침내 밝혀지는 스파이의 정체와 또 다른 방향으로 얽혀있는 사건은 한 순간도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감상에 도움이 되는 시대적 배경

실화를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한 영화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건을 알고 보면 관람에 도움이 됩니다. 1980년대는 민주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간절했던 때이고 박정희 대통령 사망 이후 군부가 군사 쿠데타를 이용해 정권을 잡으면서 혼란한 시대 였습니다. 간선제로 당선된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자 북한을 이용하는 '반공' 정치를 펼쳤습니다. 간첩을 만들어 내고 끊임 없이 사상을 검증하며 시민들을 통제했습니다. 이 영화의 말미에 아웅산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폭발 장면은 1983년에 발생한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입니다. 북한은 전두환 대통령이 버마(현 미얀마)에서 아웅산 묘소를 방문하는 일정에 맞추어 폭탄 테러를 자행합니다. 이로 인해 17명의 사망자와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버마 수사당국은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관 정무 담당 참사관의 집에서 테러범들이 은거한 후 전두환 대통령 일행이 미얀마에 도착하기 하루 전날 새벽에 아웅산에 폭탄을 설치하였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미얀마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를 단절했고 남한과의 관계도 냉각되었습니다. 다음은 김정도 팀장이 군인 시절을 회상하며 나오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입니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이 전두환 대통령 퇴진과 계엄령 철폐를 요구했던 민주화 시위입니다. 무장하지 않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군부를 동원해 무력 진압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시위와 무관한 시민에게도 진압봉을 이용해 폭행하고 대검을 사용해 사망하게 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말에 대한 주관적 해석

살아남은 박평호는 안전한 장소로 피신시킨 고윤정을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고윤정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무장한 북한 세력과 함께였고 박평호에게 어떠한 해명의 기회도 제공하지 않은 채 총격을 가합니다. 죽어가는 박평호는 고윤정에게 '박은수'라고 적힌 새로운 대한민국 여권을 건네며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까만 화면에서 들리는 것은 세 발의 총성입니다. 적화 통일을 주장하던 북한 세력이 이를 방해한 박평호에 대한 응징으로 그를 죽였다고 생각되며 결국 고윤정 또한 북한측을 위해 일하는 간첩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발의 총성은 두번의 소리는 간격이 길지 않고 마지막 한 번의 소리는 약간의 텀이 있습니다. 저는 다소 비극적인 추측을 해 보는데 박평호를 죽인 두명의 북한 인사를 죽이는데 두 발을 사용하고 마지막 한 발은 자신이 그동안 믿고 의지했던 박평호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자신에게 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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